서리산 축령산 연계산행

어제 검단지맥을 다녀온 몸이라 피곤하긴 한데 밖에 날씨를 보니 또 역마살이 돋는다. 이렇게 좋은 날씨에 집안에서 헛되이 보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다. 오랜만에 서리산과 축령산 연계산행을 다녀오기로 마음 먹고 대중교통을 검색하니 의외로 간단하다. 8호선 전철을 타고 별내 역에서 경춘선으로 환승한 다음 마석 역에서 땡큐 34번으로 갈아타고 축령산 자연휴양림 종점까지 가면 되는 것이다. 대략 1시간 30분 소요되는 것으로 나온다. 실제로 지하철 스케쥴은 그런대로 맞아 떨어졌지만 버스는 배차 간격이 너무 길어서 마석 역에서 한참을 선 채 기다려야 했다. 서리산 몇 번 다녀간 산이기에 산행 코스가 눈에 익었다. 잣나무 숲을 지나니 전에는 나무를 잘라서 빈 공간이었던 완충지대에 심어놓은 자작나무가 많이 자라 있었다. 등로에는 야자매트를 깔아 놓았고 산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에는 쇠파이프를 돌에 박아 고정시키고 그 파이프에 밧줄을 이어 놓았다. 내가 이 산을 다녀간 지 오래 되었나 보다. 서리산과 축령산은 휴양림이 있는 중앙부를 중심으로 양쪽에 배치되어 있으며 희한하게도 그 바깥쪽은 깎아지르는 바위 절벽이다. 서리산이라는 산 이름도 이처럼 바위 절벽에 봄에도 늦게까지 서리가 끼어 있다는 말에서 유래되었다. 달리 상산(霜山)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모두 같은 유래다. 서리산을 오르면서 바위 절벽에 앞이 탁 트인 조망처가 있다. 바로 앞쪽에 주금산에서 내마산 철마산 천마산으로 이어지는 천마지맥이 꿈틀거리고 그 너머에 북한산과 도봉산이 보인다. 서리산 정상 못미쳐 소나무 아래 그늘에 바위가 있어 거기에 자리를 잡고 늦은 점심을 먹었다. 서리산은 철쭉꽃으로 유명한 산이다. 제철이 되면 전국에서 모여든 상춘객으로 무지하게 붐빈다. 철쭉나무도 굵기가 팔뚝만 한데 수령이 50년이 넘는다고 한다. 제철이 지난 철쭉나무는 내년 봄을 위해 몸 만들기에 열중이다. 철쭉동산 위에도 아주 훌륭한 조망바위가 있다. 코앞에 가평베네스트 골프장이 보이고 그 뒤로 바위로 된 운악산이 서 있다. 그리고 그 오른편 뒤에는 연인산과 명지산이 보이고 그 오른쪽에 화악산 중봉과 매봉이 있다. 명지산 왼편에는 괴목봉과 그 북쪽에 국망봉이 선명하다. 그리고 더 북쪽에 아주 작은 흰색 공이 산 위에 올라있는 것을 보니 조경철 천문대가 있는 광덕산이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시야가 탁 트여서 일망무제 끝없이 뻗어 나간다. 철쭉 숲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니 서리산 정상이다. 축령산(祝靈山 882 m) 서리산 정상에서 완만한 경사길을 걸어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억새 밭 갈림길을 지나 절고개에 이르러 축령산을 바라보니 단풍 빛이 조금 감도는 나무 숲으로 덮인 우람한 모습이다. 힘이 빠져 저 산을 어떻게 올라갈까 염려하며 다가가 보니 가파른 곳은 대부분 나무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이렇게 두 군데나 나무 계단을 설치해 놓았고 바위가 있는 곳에는 로프를 매어 놓았으니 산을 오르기가 수월하다. 그렇게 오른 축령산 정상에는 누군가 높은 돌탑을 쌓아 놓았고 그 옆에는 깃대를 설치하여 햇빛을 받은 태극기가 쉴 새 없이 바람에 나부낀다. 아직은 해가 길게 남아 있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축령산 정상은 다른 산의 정상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조망처다. 발 아래는 깎아지르는 바위 절벽이고 그 밑에는 비단 같은 나무가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숲이 펼쳐져 있다. 그 숲길 너머에는 세 개의 굵은 능선이 가로로 길게 늘어서 있는데 가장 가까운 능선이 가평의 깃대봉과 운두산으로 이어지는 것이고 그 다음 능선은 북한강 건너편에 있는 뾰로봉-화야산-고동산으로 이어지는 것이며 맨 뒤쪽에 있는 것은 봉미산에서 용문산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정상에 서서 한참동안 시원한 조망을 즐기다가 내려갔다. 기온이 내려갔다고 하지만 여전히 그늘을 벗어나면 햇볕이 따갑고 몸이 더워진다. 그늘 바위에 앉아 영양을 보충하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마음 같아서는 여기서 해 지는 풍경을 마저 보고 싶었다. 하산길은 왼편에 바위 절벽을 두고 오른편에 나무 숲 가장자리를 따라 이어진다. 남이(南怡) 장군이 가끔 산에 올라 주변의 지리를 관망하면서 익혔다는 전설을 가진 남이 바위와 마치 독수리 부리처럼 뾰족 튀어 나온 수리바위 위에서 남쪽의 산들을 바라보면서 여유를 가져본다. 해는 뉘엇뉘엇 서쪽으로 기우는데 그렇게 여유를 부렸는데도 휴양림에 내려오니 6시도 채 되지 않았다. 마석역으로 가는 버스는 6시 30분에 출발한다. 보아하니 저녁 노을도 별 다른 감동 없이 꺼져버리고 사위는 희미한 저녁 빛에 잠긴다.

Hiking/Backpacking

Namyangju-si, Gyeonggi, South Korea
bethewise photo
time : Sep 29, 2024 12:20 PM
duration : 5h 42m 28s
distance : 8.7 km
total_ascent : 823 m
highest_point : 900 m
avg_speed : 2.0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어제 검단지맥을 다녀온 몸이라 피곤하긴 한데 밖에 날씨를 보니 또 역마살이 돋는다. 이렇게 좋은 날씨에 집안에서 헛되이 보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다. 오랜만에 서리산과 축령산 연계산행을 다녀오기로 마음 먹고 대중교통을 검색하니 의외로 간단하다. 8호선 전철을 타고 별내 역에서 경춘선으로 환승한 다음 마석 역에서 땡큐 34번으로 갈아타고 축령산 자연휴양림 종점까지 가면 되는 것이다. 대략 1시간 30분 소요되는 것으로 나온다. 실제로 지하철 스케쥴은 그런대로 맞아 떨어졌지만 버스는 배차 간격이 너무 길어서 마석 역에서 한참을 선 채 기다려야 했다. 서리산 몇 번 다녀간 산이기에 산행 코스가 눈에 익었다. 잣나무 숲을 지나니 전에는 나무를 잘라서 빈 공간이었던 완충지대에 심어놓은 자작나무가 많이 자라 있었다. 등로에는 야자매트를 깔아 놓았고 산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에는 쇠파이프를 돌에 박아 고정시키고 그 파이프에 밧줄을 이어 놓았다. 내가 이 산을 다녀간 지 오래 되었나 보다. 서리산과 축령산은 휴양림이 있는 중앙부를 중심으로 양쪽에 배치되어 있으며 희한하게도 그 바깥쪽은 깎아지르는 바위 절벽이다. 서리산이라는 산 이름도 이처럼 바위 절벽에 봄에도 늦게까지 서리가 끼어 있다는 말에서 유래되었다. 달리 상산(霜山)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모두 같은 유래다. 서리산을 오르면서 바위 절벽에 앞이 탁 트인 조망처가 있다. 바로 앞쪽에 주금산에서 내마산 철마산 천마산으로 이어지는 천마지맥이 꿈틀거리고 그 너머에 북한산과 도봉산이 보인다. 서리산 정상 못미쳐 소나무 아래 그늘에 바위가 있어 거기에 자리를 잡고 늦은 점심을 먹었다. 서리산은 철쭉꽃으로 유명한 산이다. 제철이 되면 전국에서 모여든 상춘객으로 무지하게 붐빈다. 철쭉나무도 굵기가 팔뚝만 한데 수령이 50년이 넘는다고 한다. 제철이 지난 철쭉나무는 내년 봄을 위해 몸 만들기에 열중이다. 철쭉동산 위에도 아주 훌륭한 조망바위가 있다. 코앞에 가평베네스트 골프장이 보이고 그 뒤로 바위로 된 운악산이 서 있다. 그리고 그 오른편 뒤에는 연인산과 명지산이 보이고 그 오른쪽에 화악산 중봉과 매봉이 있다. 명지산 왼편에는 괴목봉과 그 북쪽에 국망봉이 선명하다. 그리고 더 북쪽에 아주 작은 흰색 공이 산 위에 올라있는 것을 보니 조경철 천문대가 있는 광덕산이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시야가 탁 트여서 일망무제 끝없이 뻗어 나간다. 철쭉 숲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니 서리산 정상이다. 축령산(祝靈山 882 m) 서리산 정상에서 완만한 경사길을 걸어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억새 밭 갈림길을 지나 절고개에 이르러 축령산을 바라보니 단풍 빛이 조금 감도는 나무 숲으로 덮인 우람한 모습이다. 힘이 빠져 저 산을 어떻게 올라갈까 염려하며 다가가 보니 가파른 곳은 대부분 나무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이렇게 두 군데나 나무 계단을 설치해 놓았고 바위가 있는 곳에는 로프를 매어 놓았으니 산을 오르기가 수월하다. 그렇게 오른 축령산 정상에는 누군가 높은 돌탑을 쌓아 놓았고 그 옆에는 깃대를 설치하여 햇빛을 받은 태극기가 쉴 새 없이 바람에 나부낀다. 아직은 해가 길게 남아 있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축령산 정상은 다른 산의 정상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조망처다. 발 아래는 깎아지르는 바위 절벽이고 그 밑에는 비단 같은 나무가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숲이 펼쳐져 있다. 그 숲길 너머에는 세 개의 굵은 능선이 가로로 길게 늘어서 있는데 가장 가까운 능선이 가평의 깃대봉과 운두산으로 이어지는 것이고 그 다음 능선은 북한강 건너편에 있는 뾰로봉-화야산-고동산으로 이어지는 것이며 맨 뒤쪽에 있는 것은 봉미산에서 용문산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정상에 서서 한참동안 시원한 조망을 즐기다가 내려갔다. 기온이 내려갔다고 하지만 여전히 그늘을 벗어나면 햇볕이 따갑고 몸이 더워진다. 그늘 바위에 앉아 영양을 보충하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마음 같아서는 여기서 해 지는 풍경을 마저 보고 싶었다. 하산길은 왼편에 바위 절벽을 두고 오른편에 나무 숲 가장자리를 따라 이어진다. 남이(南怡) 장군이 가끔 산에 올라 주변의 지리를 관망하면서 익혔다는 전설을 가진 남이 바위와 마치 독수리 부리처럼 뾰족 튀어 나온 수리바위 위에서 남쪽의 산들을 바라보면서 여유를 가져본다. 해는 뉘엇뉘엇 서쪽으로 기우는데 그렇게 여유를 부렸는데도 휴양림에 내려오니 6시도 채 되지 않았다. 마석역으로 가는 버스는 6시 30분에 출발한다. 보아하니 저녁 노을도 별 다른 감동 없이 꺼져버리고 사위는 희미한 저녁 빛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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