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South Korea
time : Oct 10, 2024 9:15 PM
duration : 0h 28m 47s
distance : 2.1 km
total_ascent : 10 m
highest_point : 47 m
avg_speed : 4.5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스타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잠실 나루역에서 지하철을 내려 집까지 걸었다. 하루에 적어도 만보는 넘게 걷겠다는 계획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걷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잠실나루 역에서 한강으로 나와 잠실철교 남단을 지나고 올림픽 대교를 지날 때쯤 친구에게서 카톡 문자가 왔다. 한강 작가가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이다. 꿈만 같았다.
매년 노벨상 수상자 발표때가 되면 고은 시인이나 황석영 소설가 등 우리나라 작가들 이름이 오르내린 적은 있었지만 언제나 결과는 빈손이었다. 가까운 일본 벌써 1968년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이어 1994년 겐자부로 오에가 노벨 문학상을 받음으로써 두 명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게 갈망해도 나타나지 않았던 노벨 문학상 수상자였다.
문학 작가가 되려면 깊은 철학적 소양을 갖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그 사고(思考)를 적절한 언어로 잘 표현해야 한다. 그러려면 그 작가가 마음대로 구사할 수 있는 언어가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내 생각에는 우리나라가 우리 말을 표현할 수 있는 글인 한글이 아직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일제시대 자칫 우리의 말과 글이 없어질 뻔한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고도 한자를 혼용해야 한다느니 한글을 전용해야 한다느니 하는 논란이 한동안 이어졌고 지금처럼 한글만으로 된 글이 매스컴이나 교과서에 쓰인 것은 1970년부터라고 하니 한글전용의 역사는 고작 50년 정도로 짧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 토대는 이미 주시경 선생 때인 1907년 경부터 시작되었으니 그 준비기간은 그나마 길었었다.
이번에 노벨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53세라고 하니 그녀는 한글전용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다. 물론 그녀 이전에도 한글로 쓰인 아주 훌륭한 문학작품이 많이 나왔지만, 그중 많은 작품들은 한자를 이해해야 제대로 읽을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이번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 더욱 많은 한국 문학 작품들이 서구언어로 번역되고 세계인들과 공유하면서 그 진가가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