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kcho-si, Gangwon State, South Korea
time : Jan 17, 2025 3:34 AM
duration : 8h 51m 56s
distance : 19.3 km
total_ascent : 1760 m
highest_point : 1310 m
avg_speed : 2.4 km/h
user_id : agee7370
user_firstname : 멍충
user_lastname : 똥
1월 공룡능선은 인기가 없다.
그냥 오래 걷고 싶어서 길을 나섯다.
밤 11시 퇴근하고 차를 몰고 설악동 주차장에 도착하니 1시30분 .
화장실가서 대충 양치하고 차안에 침낭을 덮고 누우니 잠이 오질 않는다.
배도 고프고 생각도 많고.
다시 일어나 라면을 끓여 먹고는 주섬주섬 배낭을 챙겨 오르기 시작했다.
달이 얼마나 밝은지 비선대까지는 헤드랜턴을 켜지 않고 갔다.
혼자 깜깜한 산길을 걸으면 기분이 참 좋다.
어느정도 오르니 눈이 쌓이기 시작했다.
낙엽도 곳곳에는 많이 쌓여있고
정말 조심조심 쉬지 않고 걸었다.
마등령에 도착해도 깜깜.
공룡능선을 그렇게 터덜터덜 걸으니 여명이 비추기 시작했다.
공룡능선은 해뜨는 동쪽을 등지고 걷는 구간이 많아서 어느덧 해가 올라왔고
구간구간 얼음과 눈 그리고 돌밭
아이젠을 안하자니 위험하고 하자니 돌밭에 발이 아프고 그래도 혼산이니 아이젠을 차고 그 길을 걷는데 아무도 없다.
단 한명도 못봤다.
공룡이 텅 비었다.
설마 설악에 나 혼자뿐인가?
설악이 온전히 내꺼?ㅎㅎ
이런생각을 하니 그냥 웃겼다.
드디어 신선대.
그곳까지 도달해서 단 한분을 처음 만났다.
6시간 넘게 처음 뵌 분.
안녕하세요~하니 대답이 없으시다.
그러거나 말거나.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니 한분이 올라오시고 그 후로 몇분 더 뵈었다.
산길 상태가 좋지 않아 시간은 좀 더 걸렸고.
딱 이맘때 공룡이 인기가 없는 이유를 다시한번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