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동 앞의 가게는 새벽4시에 열었다.
Sokcho-si, Gangwon State, South Korea
time : Oct 9, 2024 4:38 AM
duration : 5h 15m 28s
distance : 8.6 km
total_ascent : 245 m
highest_point : 399 m
avg_speed : 2.2 km/h
user_id : chogeni
user_firstname : 세은
user_lastname : 박
관악산 계곡이 좋다고 하던 동생에게 설악산이랑은 비교도 안된다고 했었는데 그 말이 인상 깊었는지 혼자 무박 안내산악회로 설악산을 가겠다고 동생이 말했다.
사랑하는 나의 가족과 내가 사랑하는 설악산이 만나서 둘이 파탄나는게 눈에 그려지며 내일이 일본 출국임에도 불구하고 같이 가겠다고 할 수 밖에 없었다.
버스가 설악동에 새벽 3시에 떨궈주니 동생은 기가 차했다.
5시까지 차 안에서 다 같이 자고 날이 밝으면 사이좋게 함께 출발할 지 알았댄다.(뭔 말도 안되는 소리인지)
랜턴도 없어서 내가 2개 가져왔다.
어두운 숲길을 걸으며 현실 같지 않고 꿈 같은 느낌이지 않냐고 했더니 다리가 아파서 너무 현실이랜다.
아니 도대체 왜 평지를 걷는데 왜 벌써 다리가 아프신지...
이해가 안간다.
연약한 나의 동생은 양폭도 가기 싫다고 하셨다.
그래도 대모산이랑 관악산만 봤던 동생은 천불동 계곡 초입만으로도 눈이 휘둥그래져서 환상적이라고 너무 만족한다고 한다.
(아니 그럴거면 왜 안내산악회 무박으로 온거냐!)
그래서 등산이랄지 산책인지를 마무리하고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에 올라갔다.
사람들은 그리고 내 동생은 권금성에서 구름에 가려진 설악을 보며 감탄하는데...
나는 혼자 '여러분 대청 중청 소청에 가면 최소 이것보다 5배는 좋아요!!!' 라고 속으로 소리치고 있었다.
사촌언니는 50배란다.
그 이후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시내버스타고 속초로 가서 고생은 했지만 그래도 간만에 가을 초입의 설악을 동생과 잠깐이라도 봐서 너무 반갑고 즐거웠다.
언젠가 이 놈과 대청봉에 오를 날도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