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가을 지리산 뱀사골산행을 하다.

백수가 과로사다라는 말은 행복일까? 월요일은 오전에 미루었던 안과에가서 검사하고 아직은 쓸만한 백내장 약간 나머지는 문제없으나, 그좋던 시력이 지난2년사이 엄청 나빠져서 친구정상기원장(우리는 수창국민학교 깨복쟁이친구이자,전남의대동기다. 내가 골목대장으로 상기에게 기관총도 나무로 만들어줘서 어그제 의대40주년에도 회자된이야기) 에게 안경처방받아, 안경점에서 편광돗수안경을 처음으로 맞겼는데, 싸구려 돋보기만 맞추다가 진짜안경을 맞추니 엄청 비쌌지만 나를 위해 과감한(?)투자를 하고, 점심은 옥숙회(나의 유일한 계모임인 여고동창모임으로 우리는 지난 7년간 월2회 모여 역사공부를 하였는데, 국사,세계사,중국사를 마치고 영국,프랑스를 거쳐 지금은 스페인을 공부하고 있다.)에서 하고 남원한증막으로 직진. 나의 이십년지기 세신언니가 혼자왔다고 고구마도 꿔주고 밤에 집에도 안가시고 함께 앞자리에 자서 나를 보호해주었다. 고구마꿔주시고 사과도 깍아 주는 착한 울언니는 젊어서 부터 세신하여 가족을 살림살이한 따뜻하고 훌륭한 사람이다. 찜질방에서 알게된 동생이랑 2시까지 뜨거운 방에서 과거 내가 산이야기를 주절주절 푸는 걸보니 나도 나이가 든 모양이다. 새벽같이 일어나 고기리에 산채비빔밥집, 하나가든에서 오래전부터 알아온 교회동생부부(운봉에 살고 있다)를 만났는데, 아침찜방에서 보이지않아 집에 간줄알았던 동생이 언제 올라왔는지,하나가든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지는 밥도 안먹고 밥값만 내주고 출근한단다. 에고~ 이 은혜와 찐 사랑을 어찌 값을꼬. 남원한증막 사람들, 너무 순전하고 고맙다. 내가 머시간디 이런 사랑을 주시다니 너무 감사하고 감동이다. 오랫만에 지리산을 가려고 한 것은 단풍때문이다. 정령치로가서 성삼재ㅡ노고단을 갈것인가, 정령치ㅡ뱀사골을 갈것인가 밤에 약간 고심했지만 오랫만에 뱀사골 산행하는걸로 결정하고, 정령치로 구불구불한 길을 올라가니, 지리산 능선이 다 보였다. 젊은 날 종주하고 계곡 계곡을 누비던 때가 생각나 잠시 좋았다. 벌써 48년전의 일들이지만 노고단ㅡ반야봉ㅡ토끼봉ㅡ삼도봉삼거리ㅡ연하천ㅡ 선비샘ㅡ세석ㅡ장터목산장ㅡ천왕봉을 다 기억하고 있다니 그때의 강렬했던 산행의 추억이 온몸을 뜨겁게한다. 정령치의 바람을 온가슴으로 담고 언젠가의 그날처럼 밤에 쏟아지는 별을 보러와야겠다 마음먹고 내려왔다. 뱀사골로 내려가는 길은 낙엽비가 내리고 떨어진 낙엽들이 뒹글고있었다. " 시몬 니는 아는가, 자동차가 낙엽밟는 소리를? " 차창너머로 들려오는 낙엽밟히는 소리와 온통 노랗고 붉게 물든 산나무들. 봄에 연두색 제모습으로 제 각각 살을 보이다, 여름이면 다들 동화되어 같은 녹색이되만, 가을이 되면 다시 제모습을 바꾸어서 살아온 삶이 달랐다고 외치는듯한 나무들도 결국에는 겨울이 되면 다시 새로운 순환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의 生도 그러하다. 뱀사골로향하는 좌측도로로 들어서자마자 붉은 단풍이 맞이한다. 차를 몇번이나 세우며 찍고 또 찍고 달궁에 도착. 달궁에는 달궁식당이 있고, 조그마한 계곡옆에 평상도 있어 내가 자주 가는 곳이다. 돼지고기 참숫불구이가 맛있다. 이곳도 여전하고 주위에 식당이 더 많이 생겼다. 드디어 뱀사골(뱀이 죽어간 계곡이란다. 나도 이번에 처음 자세히 읽어보았다)에 도착하여 산행준비를 하고 오늘은 와운마을 천년송까지를 목표로 하고 계곡에 들어섰다. 뱀사골은 완만하고 기인 계곡이다. 화개재까지만 올라가면 그리도 이쁜 지리산 능선에 가장 쉽게 오를수 있어서 과거에 많이 올라가고 또 뛰어 내려왔었다. 그런데 계곡옆으로 난 조그만 산길들이 이제는 데크가 다 깔아져 흙을 밟을수없다. 편하기는 하지만 산행의 맛은 없다. 하지만 오랫만에 보는 맑은 물과 단풍이 아름다워 길손의 발목을 잡고 사진은 찍게한다. 우렁차게 내려오는 계곡물소리에 산새소리도 들리지않는다. 몇주전 아오모리 계류도 좋았지만 습기없이 맑은 빛, 우리 山과 계곡이 더 좋은 것은 부정할수없는 진실이다. 삼십분이면 올라갈 요룡대에 한시간이나 헤찰하며 올라가니 와운마을 입구 다리에 도착했다. 세신언니가 싸준 군고마를 씹으며 선택의 기로에 섰다. 여기서 천년송은 자주봤으니, 위로 더 올라가 뱀소를 찾기로 결정하고 탐방로로 올라가 뱀소를 다시 찾아봐야겠다. 몇년전에 노고단에서 화개재를 거쳐 뱀사골로 내려올때 못찾았다. 뱀소는 45년전 노고단에서 화개재로 내려오는 길에 친구손을 잡아주려다 놓치고 그대로 빠져 죽을뻔 했던 소이다. 갑자기 사라진 나를 걱정하고 소 아랏쪽으로 부랴부랴 내려온 내 산악친구, 영희대장과 미숙이가 비닐포장(그당시 산악회원들은 배낭안에 큰 비닐을 넣어 비닐포장한 배낭을 맸었다)을 주브삼아 헤엄쳐나온 나를 보고 어찌나 놀랬는지 지금도 그 표정이 생생하다. 물론 그뒤로도 나는 뱀사골 산행마다 영희대장에게 계곡산행을 주장하여 엄청 구시리받았다. 겁없는 철부지 산악회원! 지리산계곡물은 설악산의 계곡물을 닮았다. 잠시 여고시절 수학여행도 생각나고 옛친구생각도 하고 ... 커다란 바위들과 수천년을 깍여 만들어진 소의 격정의 나날들도 기억해본다. 하늘은 맑고 계곡에서 멀어지면 들리는 새소리, 오래된 바위뜸에서 한방울씩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의 쉼없는 움직임은 이 계곡물에 씻어져 고와진 내눈에 똑! 똑! 한방울씩 떨어져 맑은 물길을 만든다. 세월이 저 계곡물처럼 빠르게 흐르고, 나도 흘러갔다. 길위에 떨어진 젊은 나뭇잎, 나이든 나뭇잎도 결국에는 흙이 되고 다시 순환은 계속될것이다 自然이다. 안이비설신이 하나가 되어 무장무애가 된다. 이런 시간이 얼마나 귀중하고 감사한지 모른다. 하나됨의 순간이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승화되고, 온몸이 감각하고 나는 나를 기억하고 비로소 참나를 감지한다. 뱀소는 이번에도 찾지 못했다. 지도에는 병소 아래에 있는데 지난번에도 못찾았고 오늘도 실패. 그냥 포기하고 병소에서 甁만찾다가 돌아서 하산했다. 오후 3시반에 다시 반선에 도착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자주 찾던 카페, 히말라야에 들러 라시를 먹을까 하다 그냥 돌아왔다. 둘이 왔다면 참새방앗간 찾듯이 꼭 들려 맛있는 짜이와 라시를 먹으며 히말라야 하얀산를 추억했을터이나 오늘은 혼자여서인지 그냥 지나쳐버린다. 일박이일, 남원한증막에서 언니,동생들의 사랑과 함께 본 별들이 따뜻하게 마음속을 덥히고, 뱀사골의 불타는 단풍은 가슴에서 선홍색 피가 뚝뚝 떨어것같은 정열의 시간을 주었다. 다음에는 꼭 손톱끝에, 그 붉은 물을 담아 봉숭아물을 드려야겠다. 모든 것이 생생하게, 감사한 하루를 주신 하느님, 온전히 찬미받으소서. 클릭! https://youtu.be/MXBJxlLItIQ?feature=shared 2024.11.11~12 뱀사골에서 마리아 막달레나, 요요 쓰다.

Hiking/Backpacking

Namwon-si, Jeonbuk State, South Korea
birdychoi photo
time : Nov 12, 2024 8:37 AM
duration : 0h 6m 3s
distance : 3 km
total_ascent : 162 m
highest_point : 570 m
avg_speed : 30.5 km/h
user_id : birdychoi
user_firstname : 명숙
user_lastname : 최
백수가 과로사다라는 말은 행복일까? 월요일은 오전에 미루었던 안과에가서 검사하고 아직은 쓸만한 백내장 약간 나머지는 문제없으나, 그좋던 시력이 지난2년사이 엄청 나빠져서 친구정상기원장(우리는 수창국민학교 깨복쟁이친구이자,전남의대동기다. 내가 골목대장으로 상기에게 기관총도 나무로 만들어줘서 어그제 의대40주년에도 회자된이야기) 에게 안경처방받아, 안경점에서 편광돗수안경을 처음으로 맞겼는데, 싸구려 돋보기만 맞추다가 진짜안경을 맞추니 엄청 비쌌지만 나를 위해 과감한(?)투자를 하고, 점심은 옥숙회(나의 유일한 계모임인 여고동창모임으로 우리는 지난 7년간 월2회 모여 역사공부를 하였는데, 국사,세계사,중국사를 마치고 영국,프랑스를 거쳐 지금은 스페인을 공부하고 있다.)에서 하고 남원한증막으로 직진. 나의 이십년지기 세신언니가 혼자왔다고 고구마도 꿔주고 밤에 집에도 안가시고 함께 앞자리에 자서 나를 보호해주었다. 고구마꿔주시고 사과도 깍아 주는 착한 울언니는 젊어서 부터 세신하여 가족을 살림살이한 따뜻하고 훌륭한 사람이다. 찜질방에서 알게된 동생이랑 2시까지 뜨거운 방에서 과거 내가 산이야기를 주절주절 푸는 걸보니 나도 나이가 든 모양이다. 새벽같이 일어나 고기리에 산채비빔밥집, 하나가든에서 오래전부터 알아온 교회동생부부(운봉에 살고 있다)를 만났는데, 아침찜방에서 보이지않아 집에 간줄알았던 동생이 언제 올라왔는지,하나가든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지는 밥도 안먹고 밥값만 내주고 출근한단다. 에고~ 이 은혜와 찐 사랑을 어찌 값을꼬. 남원한증막 사람들, 너무 순전하고 고맙다. 내가 머시간디 이런 사랑을 주시다니 너무 감사하고 감동이다. 오랫만에 지리산을 가려고 한 것은 단풍때문이다. 정령치로가서 성삼재ㅡ노고단을 갈것인가, 정령치ㅡ뱀사골을 갈것인가 밤에 약간 고심했지만 오랫만에 뱀사골 산행하는걸로 결정하고, 정령치로 구불구불한 길을 올라가니, 지리산 능선이 다 보였다. 젊은 날 종주하고 계곡 계곡을 누비던 때가 생각나 잠시 좋았다. 벌써 48년전의 일들이지만 노고단ㅡ반야봉ㅡ토끼봉ㅡ삼도봉삼거리ㅡ연하천ㅡ 선비샘ㅡ세석ㅡ장터목산장ㅡ천왕봉을 다 기억하고 있다니 그때의 강렬했던 산행의 추억이 온몸을 뜨겁게한다. 정령치의 바람을 온가슴으로 담고 언젠가의 그날처럼 밤에 쏟아지는 별을 보러와야겠다 마음먹고 내려왔다. 뱀사골로 내려가는 길은 낙엽비가 내리고 떨어진 낙엽들이 뒹글고있었다. " 시몬 니는 아는가, 자동차가 낙엽밟는 소리를? " 차창너머로 들려오는 낙엽밟히는 소리와 온통 노랗고 붉게 물든 산나무들. 봄에 연두색 제모습으로 제 각각 살을 보이다, 여름이면 다들 동화되어 같은 녹색이되만, 가을이 되면 다시 제모습을 바꾸어서 살아온 삶이 달랐다고 외치는듯한 나무들도 결국에는 겨울이 되면 다시 새로운 순환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의 生도 그러하다. 뱀사골로향하는 좌측도로로 들어서자마자 붉은 단풍이 맞이한다. 차를 몇번이나 세우며 찍고 또 찍고 달궁에 도착. 달궁에는 달궁식당이 있고, 조그마한 계곡옆에 평상도 있어 내가 자주 가는 곳이다. 돼지고기 참숫불구이가 맛있다. 이곳도 여전하고 주위에 식당이 더 많이 생겼다. 드디어 뱀사골(뱀이 죽어간 계곡이란다. 나도 이번에 처음 자세히 읽어보았다)에 도착하여 산행준비를 하고 오늘은 와운마을 천년송까지를 목표로 하고 계곡에 들어섰다. 뱀사골은 완만하고 기인 계곡이다. 화개재까지만 올라가면 그리도 이쁜 지리산 능선에 가장 쉽게 오를수 있어서 과거에 많이 올라가고 또 뛰어 내려왔었다. 그런데 계곡옆으로 난 조그만 산길들이 이제는 데크가 다 깔아져 흙을 밟을수없다. 편하기는 하지만 산행의 맛은 없다. 하지만 오랫만에 보는 맑은 물과 단풍이 아름다워 길손의 발목을 잡고 사진은 찍게한다. 우렁차게 내려오는 계곡물소리에 산새소리도 들리지않는다. 몇주전 아오모리 계류도 좋았지만 습기없이 맑은 빛, 우리 山과 계곡이 더 좋은 것은 부정할수없는 진실이다. 삼십분이면 올라갈 요룡대에 한시간이나 헤찰하며 올라가니 와운마을 입구 다리에 도착했다. 세신언니가 싸준 군고마를 씹으며 선택의 기로에 섰다. 여기서 천년송은 자주봤으니, 위로 더 올라가 뱀소를 찾기로 결정하고 탐방로로 올라가 뱀소를 다시 찾아봐야겠다. 몇년전에 노고단에서 화개재를 거쳐 뱀사골로 내려올때 못찾았다. 뱀소는 45년전 노고단에서 화개재로 내려오는 길에 친구손을 잡아주려다 놓치고 그대로 빠져 죽을뻔 했던 소이다. 갑자기 사라진 나를 걱정하고 소 아랏쪽으로 부랴부랴 내려온 내 산악친구, 영희대장과 미숙이가 비닐포장(그당시 산악회원들은 배낭안에 큰 비닐을 넣어 비닐포장한 배낭을 맸었다)을 주브삼아 헤엄쳐나온 나를 보고 어찌나 놀랬는지 지금도 그 표정이 생생하다. 물론 그뒤로도 나는 뱀사골 산행마다 영희대장에게 계곡산행을 주장하여 엄청 구시리받았다. 겁없는 철부지 산악회원! 지리산계곡물은 설악산의 계곡물을 닮았다. 잠시 여고시절 수학여행도 생각나고 옛친구생각도 하고 ... 커다란 바위들과 수천년을 깍여 만들어진 소의 격정의 나날들도 기억해본다. 하늘은 맑고 계곡에서 멀어지면 들리는 새소리, 오래된 바위뜸에서 한방울씩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의 쉼없는 움직임은 이 계곡물에 씻어져 고와진 내눈에 똑! 똑! 한방울씩 떨어져 맑은 물길을 만든다. 세월이 저 계곡물처럼 빠르게 흐르고, 나도 흘러갔다. 길위에 떨어진 젊은 나뭇잎, 나이든 나뭇잎도 결국에는 흙이 되고 다시 순환은 계속될것이다 自然이다. 안이비설신이 하나가 되어 무장무애가 된다. 이런 시간이 얼마나 귀중하고 감사한지 모른다. 하나됨의 순간이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승화되고, 온몸이 감각하고 나는 나를 기억하고 비로소 참나를 감지한다. 뱀소는 이번에도 찾지 못했다. 지도에는 병소 아래에 있는데 지난번에도 못찾았고 오늘도 실패. 그냥 포기하고 병소에서 甁만찾다가 돌아서 하산했다. 오후 3시반에 다시 반선에 도착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자주 찾던 카페, 히말라야에 들러 라시를 먹을까 하다 그냥 돌아왔다. 둘이 왔다면 참새방앗간 찾듯이 꼭 들려 맛있는 짜이와 라시를 먹으며 히말라야 하얀산를 추억했을터이나 오늘은 혼자여서인지 그냥 지나쳐버린다. 일박이일, 남원한증막에서 언니,동생들의 사랑과 함께 본 별들이 따뜻하게 마음속을 덥히고, 뱀사골의 불타는 단풍은 가슴에서 선홍색 피가 뚝뚝 떨어것같은 정열의 시간을 주었다. 다음에는 꼭 손톱끝에, 그 붉은 물을 담아 봉숭아물을 드려야겠다. 모든 것이 생생하게, 감사한 하루를 주신 하느님, 온전히 찬미받으소서. 클릭! https://youtu.be/MXBJxlLItIQ?feature=shared 2024.11.11~12 뱀사골에서 마리아 막달레나, 요요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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