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사패산 도봉산 연계산행

예년 같으면 지금 설악산이 불타고 있을 시기다. 한계령에 단풍이 타고 있을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여름 더위가 오래 지속되어 단풍이 늦게 찾아온다고 한다. 그래도 휴일이면 설악산 가는 아침나절 버스가 일찌감치 매진된다. 설악산 단품의 매력을 아는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찾아가는 것이다. 버스 예약도 하지 못하는 날에는 서울 근교 산을 찾아간다. 아침 일찍부터 카톡에 올라온 하늘 모습이 더할 나위 없이 가을 향내를 풍긴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한 점도 없이 깊은 호수 같다. 아침을 먹고 밥 한 공기에 김치 한 젓갈 그리고 얼린 홍시 하나에 자두 대 여섯 개를 챙겼다. 그리고 냉동실에 얼려 놓은 물병을 넣고 집을 나선다. 사패산으로 가는 길에 호암사에 들렸다. 옛날 호랑이가 나타나 주민들을 괴롭히는데 스님이 제압하여 호환(虎患)을 없앴다고 한다. 고려 말 공민왕 때 나옹선사(1320-1376)가 이곳에 굴을 파고 수도하며 주민들을 호랑이의 피해로부터 해방시켜 주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그래서 절 이름이 호암사로 불렀고 이 마을을 범골이라 하였다. 그러나 예전의 절들은 어찌 보면 군대의 보급기지 역할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절이 일반인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외딴 산 속에 있는데다 그 부근에는 외적을 맞아 싸움을 하는 보루 등이 있기 때문이다. 이 호암사에서 사패산으로 가는 능선에는 사패산 보루들이 늘어서 있다. 이는 호암사가 북쪽에서 남쪽 한양으로 가는 주요 도로를 방어하는 군사기지 역할을 했다고 하는 개연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남쪽에서 개경으로 올라오는 적을 감시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보루는 사방이 접근하기 어려운 바위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위는 널찍한 평지라서 작은 초소를 지어놓고 며칠씩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이다. 그리고 사방이 트여 있어 산 아래 지나가는 큰 무리를 감시할 수 있다. 사패산에는 가을을 맞으려는 산객들로 제법 북적거린다. 단체로 온 사람들이 많다. 가을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갈대 꽃은 피었으나 단풍은 들지 않았다. 신갈나무 잎이 이제 막 노랗게 물들려고 한다. 사패산 도봉산은 바위가 좋다. 화강암 바위가 오묘하게 생겨서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한다. 망월사 위 포대능선을 넘어 와이계곡을 지난다. 주말이 아닌 징검다리 휴일이라서 그런지 와이계곡은 한산하다. 모처럼 한산한 신선대에 올라 멋진 도봉산의 풍광을 구경하고 내려가는 길에 만장봉에서 줄을 타고 내려오는 바위꾼들을 감상하였다. 전에 상수 형님과 술람미님과 함께 낭만 리지길을 오른 후 하강했던 바로 그 바위다. 옛날 생각이 더욱 그립다. 전에는 만장봉에서 내려올 때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바위에 몇 명이 앉아서 우리를 바라보았는데 오늘은 내가 여기에 서서 만장봉의 바위꾼들을 바라본다. 천축사 위에 있는 파노라마 전망 바위에 잠시 올라 다시 한번 도봉산을 감상하고 하산하였다.

Hiking/Backpacking

Uijeongbu-si, Gyeonggi, South Korea
bethewise photo
time : Oct 3, 2024 10:03 AM
duration : 8h 29m 32s
distance : 12.8 km
total_ascent : 1060 m
highest_point : 759 m
avg_speed : 1.9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예년 같으면 지금 설악산이 불타고 있을 시기다. 한계령에 단풍이 타고 있을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여름 더위가 오래 지속되어 단풍이 늦게 찾아온다고 한다. 그래도 휴일이면 설악산 가는 아침나절 버스가 일찌감치 매진된다. 설악산 단품의 매력을 아는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찾아가는 것이다. 버스 예약도 하지 못하는 날에는 서울 근교 산을 찾아간다. 아침 일찍부터 카톡에 올라온 하늘 모습이 더할 나위 없이 가을 향내를 풍긴다. 파란 하늘에 구름이 한 점도 없이 깊은 호수 같다. 아침을 먹고 밥 한 공기에 김치 한 젓갈 그리고 얼린 홍시 하나에 자두 대 여섯 개를 챙겼다. 그리고 냉동실에 얼려 놓은 물병을 넣고 집을 나선다. 사패산으로 가는 길에 호암사에 들렸다. 옛날 호랑이가 나타나 주민들을 괴롭히는데 스님이 제압하여 호환(虎患)을 없앴다고 한다. 고려 말 공민왕 때 나옹선사(1320-1376)가 이곳에 굴을 파고 수도하며 주민들을 호랑이의 피해로부터 해방시켜 주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그래서 절 이름이 호암사로 불렀고 이 마을을 범골이라 하였다. 그러나 예전의 절들은 어찌 보면 군대의 보급기지 역할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절이 일반인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외딴 산 속에 있는데다 그 부근에는 외적을 맞아 싸움을 하는 보루 등이 있기 때문이다. 이 호암사에서 사패산으로 가는 능선에는 사패산 보루들이 늘어서 있다. 이는 호암사가 북쪽에서 남쪽 한양으로 가는 주요 도로를 방어하는 군사기지 역할을 했다고 하는 개연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남쪽에서 개경으로 올라오는 적을 감시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보루는 사방이 접근하기 어려운 바위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위는 널찍한 평지라서 작은 초소를 지어놓고 며칠씩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이다. 그리고 사방이 트여 있어 산 아래 지나가는 큰 무리를 감시할 수 있다. 사패산에는 가을을 맞으려는 산객들로 제법 북적거린다. 단체로 온 사람들이 많다. 가을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갈대 꽃은 피었으나 단풍은 들지 않았다. 신갈나무 잎이 이제 막 노랗게 물들려고 한다. 사패산 도봉산은 바위가 좋다. 화강암 바위가 오묘하게 생겨서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한다. 망월사 위 포대능선을 넘어 와이계곡을 지난다. 주말이 아닌 징검다리 휴일이라서 그런지 와이계곡은 한산하다. 모처럼 한산한 신선대에 올라 멋진 도봉산의 풍광을 구경하고 내려가는 길에 만장봉에서 줄을 타고 내려오는 바위꾼들을 감상하였다. 전에 상수 형님과 술람미님과 함께 낭만 리지길을 오른 후 하강했던 바로 그 바위다. 옛날 생각이 더욱 그립다. 전에는 만장봉에서 내려올 때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바위에 몇 명이 앉아서 우리를 바라보았는데 오늘은 내가 여기에 서서 만장봉의 바위꾼들을 바라본다. 천축사 위에 있는 파노라마 전망 바위에 잠시 올라 다시 한번 도봉산을 감상하고 하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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