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대승폭포 십이선녀탕 계곡

교통 : 동서울 – 장수대 오전 7시 30분 18,500 원 남교리 – 원통 : 마을 버스 원통 – 동서울 오후 7시 30분 15,300 원 어제 친구들과 지리산 산행을 하면서 날씨가 좋은 것 같은데 치악산 산행을 같이 가자고 하니 모두 다른 일정이 있다고 한다. 가을이 되면 치악산에 가고 싶은데 교통이 여의치 않아서 미뤄두고 있었다. 동서울에서 원주까지 가는 버스는 편리하지만 원주의 시내버스 연결편이 불편하고 시간이 불명확하다. 지리산 산행을 마치고 구례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오는 버스에서 램블러 트립을 검색하던 중 대승폭포와 십이선녀탕 계곡의 폭포 탐방 소식이 나와 있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장수대에서 대승령을 거쳐 남교리로 하산하는 탐방이다. 이 코스는 여러 번 다녀봤으니 대략 시간을 예정하기도 쉽고 단풍과 폭포를 모두 즐길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산행지로서 적절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동서울에서 설악산을 가는 시외버스는 언제나 일찍 매진된다. 혹시 하는 마음에 검색을 해 보니 첫 차는 매진이고 두 번째 버스에 자리가 있다. 전에 돌아올 때 애먹었던 일을 상기하며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까지 예약을 마쳤다. 토요일에 이어 일요일에 장거리 산행을 하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으나 짧은 가을을 느끼려면 힘들더라도 조금 무리할 수밖에 없다. 동서울에서 장수대까지 원래 2시간 10분 걸리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10시에 도착했으니 2시간 30분이 소요된 것이다. 장수대에 가까워지면서 오른편으로 가리봉이 노란 금실로 수를 놓은 듯이 온통 단풍 이불을 덮고 있다. 이 순간이 지나면 다 잊혀지겠지만 나의 눈은 아름다운 가리봉 구석구석을 누빈다. 가을을 좋아하는 것은 나 뿐이 아닌가 보다. 장수대에는 한 무리의 산행팀이 모여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대승령을 거쳐 십이선녀탕 계곡으로 이어지는 산행길에 수 많은 인파가 동행하였다. 모두 짧은 가을 설악산을 느껴보려는 낭만적인 사람들이다. 이들이 선택한 오늘 설악산은 큰 선물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밑에서 바라보았던 가리봉의 노란 단풍과 이미 중턱까지 내려온 울긋불긋한 단풍 숲은 고단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안겨주는 큰 위안이겠다. 대승폭포는 평상시 수량이 적어 폭포다운 면모가 보이지 않는 소위 건폭(乾瀑)이다. 그러나 이 대승폭포 주변에 세워진 옛 선인들의 시비(詩碑)를 보면 이 대승폭포(한계폭포)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들이 많이 보인다. 이들은 모두 비가 내린 후에 다녀간 사람들이 틀림없겠다. 높이가 88미터의 절벽에 폭이 2~3미터쯤 되는 물줄기가 쏟아지는 광경은 정말 시원하고 장엄하다. 다만, 옛 시인들처럼 가까이 다가가서 바라볼 수 없기에 그 웅장함을 제대로 느낄 수는 없다. 폭포로부터 약 300여 미터 떨어져 있으니 폭포 소리도 들리고 물줄기도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물보라를 맞으면서 보는 그런 섬세함은 체험할 수 없는 것이 아쉽다. 그러나 아쉬움은 아쉬움대로 접어두고 대승폭포 전망대에 오른 등산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정신없다. 특히 단체로 온 사람들이 인증 사진을 찍는 동안 전망대는 매우 혼잡하다. 대승령 내가 대승령에 처음 올랐던 것은 10년이 조금 더 되었을 때였다. 본격적으로 등산을 시작하기 전의 일이다. 집사람이 산악회 버스에 자리를 예약하여 얼떨결에 따라 나선 것이었는데 등산 선수 같은 사람들이 장수대에서 버스를 내리자 마자 뛰다시피 산을 오르기 시작하기에 나도 덩달아 뛰었던 것 같다. 그렇게 대승령(大勝嶺) 정상에 가까이 갔을 때 허리에 심한 통증이 왔고 오른쪽 허벅지까지 아파왔다. 그 계절이 늦은 봄이었던 듯 함박꽃 나무 꽃이 소담스럽게 피어 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힘들게 올라가서 얻은 것이 허리 통증이었으니 건강해 지려고 산에 가서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온 꼴이 되고 말았다. 그 뒤로 꾸준히 산에 다니면서 허리의 협착증이 나아지긴 했지만 그날 대승령에서 경험한 허리 통증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 같다. 대승령으로 오르는 길목에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어 있다. 단풍은 섭씨 5도 이하로 떨어질 때 나무 스스로 결정하여 자연스럽게 잎사귀를 떨구는 과정에 나타나는 하나의 절차이다. 나뭇잎은 봄에 피어나 여름 한 철 엽록소 작용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공장 역할을 한다. 따뜻한 햇볕과 시원한 물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만드는 공장도 날이 추워지면 더 이상 가동을 할 수가 없게 되니 나무는 공장을 폐쇄해 버리는 것이다. 공장의 주요 설비인 엽록소(葉綠素)를 빼 버리고 남는 것은 그 설비를 지탱해주던 장비(裝備)인 안토시아닌(Anthocyanin 붉은색), 탄닌(Tannin 갈색), 카르테노이드(Cartenoid 노랑) 등이 남아 나뭇잎의 색깔을 아름답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단풍의 원리 https://www.youtube.com/watch?v=oPncgDjhts0 대한민국봉 단풍은 기온이 빨리 내려가는 정상부위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산 중턱 이상은 이미 나뭇잎이 다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겨 놓았다. 낙엽이 지고 난 산의 풍경은 을씨년스럽다. 더구나 날이 흐려 하늘에는 회색 빛 구름이 가득하고 땅은 어제 내린 비로 인해 질퍽거린다. 내리막 길에는 넘어지지 않으려 조심해서 걸어야 한다. 대승령까지 오르는 동안 등에 배었던 땀이 금방 식는다. 안산 삼거리에 이르러 잠시 금줄을 넘어 대한민국봉을 다녀왔다. 햇볕이라도 들면 좋으련만 약간 쌀쌀해 지는 날씨에 바람이 덜 부는 남쪽 바위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눈 앞에는 검은색 가리봉과 주걱봉이 우뚝 서 있고 그 아래 산비탈에는 무슨 나무인지 노랑색으로 물든 단풍이 카펫(carpet)처럼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햇빛 한 줌이 아쉬운 시간이다. 대한민국봉에서는 멀리 대청봉까지 볼 수 있지만 오늘은 구름이 낮게 깔려서 그 중간에 있는 귀때기청봉의 산 정상마저 구름에 가려져 있다. 아쉬움은 작고 만족감은 크다. 대한민국봉에서 서쪽으로 안산과 동쪽으로 귀때기청봉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를 바라볼 수 있으니 더 이상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십이선녀탕 계곡 늦가을 안산(鞍山)에서 특별히 기대하는 것이 없겠기에 나는 대한민국봉에서 다시 안산삼거리로 되돌아와 십이선녀탕 계곡으로 하산길을 잡았다. 우리나라 산은 일년간 정말 많은 풍경을 보여준다. 천변만화(千變萬化)란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일까? 잎을 다 떨군 나무는 앙상한 가지만 남기고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었다. 금방 눈이 내려도 괜찮다는 듯 의연한 모습이다. 그러나 조금 더 계곡으로 내려오니 그곳에는 아직도 가을빛이 성성하다. 셀 수 없을 만큼 기나긴 세월동안 계곡물에 씻겨 바위가 움푹 패인 작은 폭포와 담(潭)이라고 하는 물 웅덩이가 계곡을 따라 이어져 있어 열 두 명의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상상에서 지어진 십이선녀탕 계곡이다. 제대로 이름을 알지 못하는 연못이며 폭포이지만 그 멋스러움은 세계 어디에 내어 놓아도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의 명승이다. 특히 계곡 중간쯤(탐방안내소에서 4 킬로미터 지점)에 있는 복숭아탕 폭포는 바위 중간이 움푹 들어가 있고 폭포는 약 30여 미터쯤 되는데 그 폭포 하나만으로도 이 십이선녀탕 계곡의 가치가 드높아진다. 폭포 전망대에는 대승폭포에서와 마찬가지로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그러니 선녀들은 환한 대낮에는 내려오지 못하고 사람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난 밤중에야 두레박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모양이다. 남교리 이 복숭아탕 주변부터 다시 단풍이 불타오른다. 아직 단풍이 들지 않은 푸른 잎 사이로 성급한 단풍이 빨강 노랑으로 물들고 늦은 가을을 재촉한다. 흰 포말을 터뜨리며 흘러가는 계곡 양편으로 아직 설익은 단풍이 마지막 옷을 갈아 입는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 이 설악산의 나무들은 색동옷으로 갈아입고 물소리 장단에 맞춰 윤무(輪舞)를 출 것이다. 일 주일이나 이 주일 후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계곡을 찾아 설악산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공연을 관람할 것이다.

Hiking/Backpacking

Inje-gun, Gangwon State, South Korea
bethewise photo
time : Oct 20, 2024 9:58 AM
duration : 6h 49m 31s
distance : 11.9 km
total_ascent : 1002 m
highest_point : 1409 m
avg_speed : 1.9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교통 : 동서울 – 장수대 오전 7시 30분 18,500 원 남교리 – 원통 : 마을 버스 원통 – 동서울 오후 7시 30분 15,300 원 어제 친구들과 지리산 산행을 하면서 날씨가 좋은 것 같은데 치악산 산행을 같이 가자고 하니 모두 다른 일정이 있다고 한다. 가을이 되면 치악산에 가고 싶은데 교통이 여의치 않아서 미뤄두고 있었다. 동서울에서 원주까지 가는 버스는 편리하지만 원주의 시내버스 연결편이 불편하고 시간이 불명확하다. 지리산 산행을 마치고 구례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오는 버스에서 램블러 트립을 검색하던 중 대승폭포와 십이선녀탕 계곡의 폭포 탐방 소식이 나와 있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장수대에서 대승령을 거쳐 남교리로 하산하는 탐방이다. 이 코스는 여러 번 다녀봤으니 대략 시간을 예정하기도 쉽고 단풍과 폭포를 모두 즐길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산행지로서 적절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동서울에서 설악산을 가는 시외버스는 언제나 일찍 매진된다. 혹시 하는 마음에 검색을 해 보니 첫 차는 매진이고 두 번째 버스에 자리가 있다. 전에 돌아올 때 애먹었던 일을 상기하며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까지 예약을 마쳤다. 토요일에 이어 일요일에 장거리 산행을 하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으나 짧은 가을을 느끼려면 힘들더라도 조금 무리할 수밖에 없다. 동서울에서 장수대까지 원래 2시간 10분 걸리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10시에 도착했으니 2시간 30분이 소요된 것이다. 장수대에 가까워지면서 오른편으로 가리봉이 노란 금실로 수를 놓은 듯이 온통 단풍 이불을 덮고 있다. 이 순간이 지나면 다 잊혀지겠지만 나의 눈은 아름다운 가리봉 구석구석을 누빈다. 가을을 좋아하는 것은 나 뿐이 아닌가 보다. 장수대에는 한 무리의 산행팀이 모여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대승령을 거쳐 십이선녀탕 계곡으로 이어지는 산행길에 수 많은 인파가 동행하였다. 모두 짧은 가을 설악산을 느껴보려는 낭만적인 사람들이다. 이들이 선택한 오늘 설악산은 큰 선물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밑에서 바라보았던 가리봉의 노란 단풍과 이미 중턱까지 내려온 울긋불긋한 단풍 숲은 고단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안겨주는 큰 위안이겠다. 대승폭포는 평상시 수량이 적어 폭포다운 면모가 보이지 않는 소위 건폭(乾瀑)이다. 그러나 이 대승폭포 주변에 세워진 옛 선인들의 시비(詩碑)를 보면 이 대승폭포(한계폭포)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들이 많이 보인다. 이들은 모두 비가 내린 후에 다녀간 사람들이 틀림없겠다. 높이가 88미터의 절벽에 폭이 2~3미터쯤 되는 물줄기가 쏟아지는 광경은 정말 시원하고 장엄하다. 다만, 옛 시인들처럼 가까이 다가가서 바라볼 수 없기에 그 웅장함을 제대로 느낄 수는 없다. 폭포로부터 약 300여 미터 떨어져 있으니 폭포 소리도 들리고 물줄기도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물보라를 맞으면서 보는 그런 섬세함은 체험할 수 없는 것이 아쉽다. 그러나 아쉬움은 아쉬움대로 접어두고 대승폭포 전망대에 오른 등산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정신없다. 특히 단체로 온 사람들이 인증 사진을 찍는 동안 전망대는 매우 혼잡하다. 대승령 내가 대승령에 처음 올랐던 것은 10년이 조금 더 되었을 때였다. 본격적으로 등산을 시작하기 전의 일이다. 집사람이 산악회 버스에 자리를 예약하여 얼떨결에 따라 나선 것이었는데 등산 선수 같은 사람들이 장수대에서 버스를 내리자 마자 뛰다시피 산을 오르기 시작하기에 나도 덩달아 뛰었던 것 같다. 그렇게 대승령(大勝嶺) 정상에 가까이 갔을 때 허리에 심한 통증이 왔고 오른쪽 허벅지까지 아파왔다. 그 계절이 늦은 봄이었던 듯 함박꽃 나무 꽃이 소담스럽게 피어 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힘들게 올라가서 얻은 것이 허리 통증이었으니 건강해 지려고 산에 가서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온 꼴이 되고 말았다. 그 뒤로 꾸준히 산에 다니면서 허리의 협착증이 나아지긴 했지만 그날 대승령에서 경험한 허리 통증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 같다. 대승령으로 오르는 길목에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어 있다. 단풍은 섭씨 5도 이하로 떨어질 때 나무 스스로 결정하여 자연스럽게 잎사귀를 떨구는 과정에 나타나는 하나의 절차이다. 나뭇잎은 봄에 피어나 여름 한 철 엽록소 작용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공장 역할을 한다. 따뜻한 햇볕과 시원한 물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만드는 공장도 날이 추워지면 더 이상 가동을 할 수가 없게 되니 나무는 공장을 폐쇄해 버리는 것이다. 공장의 주요 설비인 엽록소(葉綠素)를 빼 버리고 남는 것은 그 설비를 지탱해주던 장비(裝備)인 안토시아닌(Anthocyanin 붉은색), 탄닌(Tannin 갈색), 카르테노이드(Cartenoid 노랑) 등이 남아 나뭇잎의 색깔을 아름답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단풍의 원리 https://www.youtube.com/watch?v=oPncgDjhts0 대한민국봉 단풍은 기온이 빨리 내려가는 정상부위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산 중턱 이상은 이미 나뭇잎이 다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겨 놓았다. 낙엽이 지고 난 산의 풍경은 을씨년스럽다. 더구나 날이 흐려 하늘에는 회색 빛 구름이 가득하고 땅은 어제 내린 비로 인해 질퍽거린다. 내리막 길에는 넘어지지 않으려 조심해서 걸어야 한다. 대승령까지 오르는 동안 등에 배었던 땀이 금방 식는다. 안산 삼거리에 이르러 잠시 금줄을 넘어 대한민국봉을 다녀왔다. 햇볕이라도 들면 좋으련만 약간 쌀쌀해 지는 날씨에 바람이 덜 부는 남쪽 바위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눈 앞에는 검은색 가리봉과 주걱봉이 우뚝 서 있고 그 아래 산비탈에는 무슨 나무인지 노랑색으로 물든 단풍이 카펫(carpet)처럼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햇빛 한 줌이 아쉬운 시간이다. 대한민국봉에서는 멀리 대청봉까지 볼 수 있지만 오늘은 구름이 낮게 깔려서 그 중간에 있는 귀때기청봉의 산 정상마저 구름에 가려져 있다. 아쉬움은 작고 만족감은 크다. 대한민국봉에서 서쪽으로 안산과 동쪽으로 귀때기청봉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를 바라볼 수 있으니 더 이상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십이선녀탕 계곡 늦가을 안산(鞍山)에서 특별히 기대하는 것이 없겠기에 나는 대한민국봉에서 다시 안산삼거리로 되돌아와 십이선녀탕 계곡으로 하산길을 잡았다. 우리나라 산은 일년간 정말 많은 풍경을 보여준다. 천변만화(千變萬化)란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일까? 잎을 다 떨군 나무는 앙상한 가지만 남기고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었다. 금방 눈이 내려도 괜찮다는 듯 의연한 모습이다. 그러나 조금 더 계곡으로 내려오니 그곳에는 아직도 가을빛이 성성하다. 셀 수 없을 만큼 기나긴 세월동안 계곡물에 씻겨 바위가 움푹 패인 작은 폭포와 담(潭)이라고 하는 물 웅덩이가 계곡을 따라 이어져 있어 열 두 명의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상상에서 지어진 십이선녀탕 계곡이다. 제대로 이름을 알지 못하는 연못이며 폭포이지만 그 멋스러움은 세계 어디에 내어 놓아도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의 명승이다. 특히 계곡 중간쯤(탐방안내소에서 4 킬로미터 지점)에 있는 복숭아탕 폭포는 바위 중간이 움푹 들어가 있고 폭포는 약 30여 미터쯤 되는데 그 폭포 하나만으로도 이 십이선녀탕 계곡의 가치가 드높아진다. 폭포 전망대에는 대승폭포에서와 마찬가지로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그러니 선녀들은 환한 대낮에는 내려오지 못하고 사람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난 밤중에야 두레박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모양이다. 남교리 이 복숭아탕 주변부터 다시 단풍이 불타오른다. 아직 단풍이 들지 않은 푸른 잎 사이로 성급한 단풍이 빨강 노랑으로 물들고 늦은 가을을 재촉한다. 흰 포말을 터뜨리며 흘러가는 계곡 양편으로 아직 설익은 단풍이 마지막 옷을 갈아 입는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 이 설악산의 나무들은 색동옷으로 갈아입고 물소리 장단에 맞춰 윤무(輪舞)를 출 것이다. 일 주일이나 이 주일 후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계곡을 찾아 설악산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공연을 관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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