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South Korea
time : Dec 29, 2024 6:58 AM
duration : 12h 55m 36s
distance : 351.9 km
total_ascent : 1697 m
highest_point : 428 m
avg_speed : 76.6 km/h
user_id : bethewise
user_firstname : 상복
user_lastname : 박
발왕산으로 가려다 속리산으로
파주를 다녀오는 길에 산악회 스케쥴을 보다가 ‘발왕산 산행’이 눈에 확 들어온다. 아직 가보지 못한 산이고, 이맘때 쯤이면 떡가루 같은 상고대가 나뭇가지마다 더덕더덕 붙어 있는 겨울의 상징 같은 그런 산이다. 마침 빈 자리 하나가 보이기에 바로 산행 신청을 하고 송금까지 마쳤는데, 다시 자세히 보니 일요일이 아니라 오늘 토요일 스케쥴이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다시 그 산악회에서 잡아 놓은 스케쥴을 살펴보다가 발왕산에서 아주 먼 이 속리산으로 행선지를 바꾸게 되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미래에 일어날 일은 오늘 생각했던 것과 아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기만 하다.
새벽 5시에 기침하여 아침을 먹고 7시 전에 집을 나서야 한다. 속리산에는 여러 번 가 보았지만 한남금북지맥의 코스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기에 이번 산행이 내게는 아주 소중한 인연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한남(漢南)이라는 것은 한강의 남쪽이라는 말이고 금북(錦北)이라는 것은 금강(錦江)의 북쪽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한강 남쪽으로 드넓게 펼쳐진 평야지역과 금강을 가르는 산줄기가 이 속리산 천왕봉에서 시작된다는 말이다. 이 한남금북지맥이 벋어 나가다가 한남정맥과 금북정맥으로 갈라지게 된다. 우선 금북이나 한남 정맥을 언제쯤 에나 걷게 될 지 모르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으니, 오늘 이렇게 한남금북지맥을 걷는다.
산행의 들머리 도화리(桃花里)
산악회 버스는 속리산 나들목으로 빠져나가 505번 지방도로를 달려 장안면 서원리를 지나 산골로 접어든다. 처음부터 길이 좁아 승용차나 지나다닐 만큼 위험한데 버스기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운전하면서 한참을 들어간다. 길 양옆으로는 전형적인 농가들이 서 있고 가끔 팬션들도 눈에 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곳에는 마을버스도 드나드는 곳이었다. 마을버스 마지막 정류장 있는 곳에 천왕사라는 절이 있고 버스는 더 이상 안쪽으로 들어갈 수 없는 막다른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