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묵은 숙소에는 저녁 늦게 중국인 청년 단체 순례자들과 스페인 순례자들이 들어와 베드를 꽉 채웠습니다. 스페인 젊은 청년들이 없어서 그런지 베드가 꽉 찼음에도 불구하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숙면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인 청년 단체 순례자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배낭을 동키서비스로 보내고 출발했습니다. 확인해 보니 사리아부터는 동키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고 합니다. 공립 알베르게는 모르겠으나 사립 알베르게는 주인에게 얘기하면 방법을 가르쳐 준다고 합니다. 어제 만났던 두 분도 배낭이 없어 여쭤 보니 동키로 배낭을 다음 알레르게로 보냈다고 합니다. 혹시 겨울 카미노 동키서비스 관련하여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저는 이제 이틀 남은 길이라 무거운 배낭이지만 짊어지고 마지막까지 걷습니다. 오늘을 제외하면 하루길만 남아서 그런지, 아니면 사리아에서 시작한 분들도 그사이 걷기에 적응되어 그런지 걸음걸이들이 다들 여유가 있습니다. 오늘 길도 어제와 다르지 않게 작은 마을들을 지나 유칼립투스 나무가 우거진 오솔길을 걷는 구간입니다. 주로 비포장길로 우리네의 조금 넓은 시골길을 걷는 그런 느낌 입니다. 살세다(Salceda)에서 간단히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시고 나오니 해가 났습니다. 들어갈 때까지만해도 온 천지가 어두 웠는데 갑자기 따뜻한 봄이 왔네요.
그리고 잠시 걷다보니 구름이 덮이고 더 이상 해를 볼 수가 없었내요. 세르세다(Cerceda)를 조금 지나 완만한 내리막 길이 2 km 정도 이어지다가 도로를 건너가 숲길을 넘어의 조그만 언덕을 넘으니 목적지인 오 페드로우소가 나왔습니다. 오랜만에 걷는 짧은 거리라 가벼운 마음으로 목적지에 도착한 것 같습니다. 오 페드로우소(Arca O Pino / O Pedrouzo)는 그렇게 크지 않은 도시입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거리가 너무 한산 해서 정막합니다. 오늘도 순례객들이 너무 많아 공립알베르게를 피해 booking.com으로 예약한 Peregrina Pensión 2에서 묵습니다. 오랜만에 호사를 누려봅니다.
그런데 오늘이 일요일이라 모든 마트가 문을 닫는다는 것을 깜빡해 식자재 구매한 것이 없었습니다. 다행이 숙소에 쌀이 있기에 밥을 지어 간단히 만들어 먹었습니다. 오랜만에 먹은 밥이 별미었습니다. 오늘이 산티아고 가기전 마지막 밤입니다. 일정을 돌아보니 묘한 감정이 듭니다. 겨울이라는 어려움을 극복 했다는 만족감도 있고, 다시 이런 기회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도 드네요. 정신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얻은 많은 것들은 제 속에 있는 것이라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Arzúa, Galicia, Spain
time : Dec 29, 2024 8:31 AM
duration : 5h 13m 35s
distance : 20.8 km
total_ascent : 376 m
highest_point : 407 m
avg_speed : 4.0 km/h
user_id : euisikm
user_firstname : Eui Sik
user_lastname : Moon
🔹경로 : 아르수아 (Arzua) → 프레곤토노 (Pregontono) → 아스 퀸타스 (As Quintas) → 칼사다 (A Calzada) → 카예 데 헤레이로스 (A Calle de Ferreiros) → 보아비스타 (Boavista) → 살세다 (Salceda) → 브레아 (A Brea) → 산타 이레네 (Santa Irene) → 루아 (A Rua) → 아르카 오 피노 (Arca O Pino / O Pedrouzo)
🔸 노면 : 흙길 ,도로길
※ 유칼립투스 나무가 우거진 오솔길과 얕은 계곡을 걷는 구간
※ 아르카 오 피노는 산티아고 가기전 마지막 도시. 일정을 돌아보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