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gos, Castile and León, Spain
time : Sep 20, 2024 7:52 AM
duration : 5h 11m 22s
distance : 20.9 km
total_ascent : 298 m
highest_point : 973 m
avg_speed : 4.3 km/h
user_id : dlrtks
user_firstname : 익산
user_lastname : 고
산티아고순례길17일차-13코스 (부르고스~호르니요스델까미노)24.9.20(금) - 도보13일차-9월 20일(금요일) 일정 공지
부르고스(Burgos)>오르닐료델까미노(Hornillos del Camino)
이동 거리: 20.3km, 난이도: ⭐⭐(2/5)
내일 기온: 최저 10도, 최고 19도, 강수확률 20%(비가 조금씩 계속 내릴 수 있으니 우비를 지참해주시길 바랍니다!)
오르닐료델까미노 숙소(알베르게 Municipal de Peregrinos), 위치: https://maps.app.goo.gl/wcC7Uw34RZABrz1c8?g_st=com.google.maps.preview.copy
동키 가방은 오늘 가방 찾으신 곳에 그대로 놓으시면 됩니다. 차곡 차곡 밑에서부터 쌓아주세요.
내일 호스텔에서 조식 무료로 드실 수 있습니다. 오전 7시 30분부터 드실 수 있다고 하니 웬만하면 조식 드시고 날이 밝아졌을 때 출발하시길 바랍니다. 시리얼, 빵, 우유, 주스 등 나온다고 합니다.
내일 10.8km를 걸어가야 첫 마을인 타르다호스가 나옵니다. 이 곳에 있는 바에서 휴식을 취하시기 바랍니다.
그 이후 2.1km를 더 걸어가면 라베 데 라스 칼사다스가 나옵니다.
이 마을이 마지막 마을이고, 그 후 7.6km를 더 걸어가면 오르닐료 델 까미노에 도착합니다.
내일부터는 그늘이 없는 평원의 길인 메세타 고원이 시작됩니다. 메세타 고원의 평화로움과 한적함을 느끼시기 바랍니다.
여행 오셨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입니다. 몸이 아프시거나 걷기 힘드실 때는 언제든지 제게 꼭 알려주시고 걸으실 때도 항상 안전에 유의하셔서 걸으시길 바랍니다!! 김진현 인솔자 전화번호: +34 676 753 951, 김태용 인솔자 전화번호: +82 10 7688 4616
☆내일의 도보 일정
부르고스-->타르다호스(10.8km)-->라베 데 라스 칼사다스(1.9km)-->오르닐료 델 까미노(7.6km)
04:30 기상
새벽 2시부터 잠에서 깨기 시작했다.
소변때문에 일어나긴 했는데, 오늘 새벽에도 깊은 잠을 자지는 못했다.
내 오른쪽 침대 2층에서 자는 이창우가 계속 코를 골고 있다.
귀마개 때문에 귓구멍이 아파서 빼다가 땅바닥에 떨어뜨려 한참이나 찾았다.
껌껌한 새벽에 옆사람들의 수면에 최대의 적은 왕코다.
독가스를 품어내는 끽연가는 내가 피할 수 있지만 내 옆의 왕코는 피할 방법이 없어서 내가 더 싫어하는지도 모른다.
귓구멍이 안 아픈 귀마개를 구하는 것이 내 당면과제다.
- 사실은 이런 귀마게를 찾는데만 몇 년이나 걸렸지만 아직도 못찾았다.
오늘은 거리가 20.3km 이고, 07:45 이후 시간에 출발하라는 진현씨의 간곡한 당부가 있어서 시간적으로 한결 마음이 편안하다.
오늘 걷기부터는 메세타 고원이 시작된다는데 많이 기대된다.
ㅁ 메세타고원은 이베리아반도(스페인) 중앙에 자리한 곳으로, 해발 610~760m 평균고도를 유지한다.
- 실제 고도를 보니까 900m 가 넘는 것 같다.
자. 이제 활동 시작이다.
05:50 2성급 호텔이라도 호텔은 호텔이다.
식당도 대형이고, 개인별 대형타올이 한개씩 있고, 침대카바와 베개 카바도 미리 다 씌워져있었다.
다만 몇 분이라도 시간적으로 세이브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알베르게에서는 우리끼리만 있을 때는 5시면 불을 켜고 활동하지만 오늘은 5시가 한참 넘었어도 일부러 불을 켜지 않았다.
식당에 와보니 이미 손난욱, 김봉연씨가 와 계셨다.
손여사가 먹어보시라고 달달 포도를 반송이 갖다 주신다.
" 참 달콤하네요. 잘 먹었습니다. "
숙제 하나 해결했다.
나흘전에 샀던 딱딱하고 맛없는 밀가루 전병같은 토스토를 김봉연씨에게 드렸다.
김봉연씨가 이런 것 좋아한다는 말씀에 내 기분이 흡족하다.
오늘 아침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전갈을 받고, 모두가 아침식사를 하고 출발하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7시15분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나저나 7시 15분까지는 어떻게 기다리나? 지루하다.
와이프에게 전화나 하고 올까?
07:25 문제가 생겼다.
우리 일행 32명을 포함해서, 외국인까지 50명이 훌쩍 넘는데, 동시에 밥먹으라고 하는게 가당키나 하나?
예상대로 동선이 엉켜서 식탁에 앉아서 배식대 앞의 사람들이 줄어들기를 기다렸다.
오근 아우가 갖다놓은 과자를 먹다가 배식대의 쥬스를 한 통 아예 식탁으로 가져왔다.
음료가 있어서 과자 먹기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먹는둥 마는둥 아침식사를 대충 대충 떼웠다.
별볼일 없는 아침식사를 주는 바람에 출발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
' 우리 인간은 상대방이 베푸는 친절에 감사할줄 모르고, 작은 불편함에도 짜증을 내는 못된 인성을 가지고 태어났다. '
07:53 어쨋든 아침식사는 끝냈다. 자, 이제 출발이다.
기권 형님과 같이 츌발했다.
10:20 성당 쉼터가 나왔다.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까미노 B팀 장경 인솔자님과 만나서 과자와 사과를 얻어먹었다.
11:04 바 레스토랑 푸엔테, 이 마을에서 만든 순례자의 샘물을 만났다.
' 순례객들을 배려함에 무한 감사! '
12:26 이제 1.8km 남았다.
저 앞에 자그만 마을이 호르니요스 델 카미노 마을이다.
내주먹을 카메라 앞에 대면 꽉차서 안보일만큼 작고 아담한? 작은 시골 마을이다.
13:02 숙소에 힘들게 도착했다.
알베르게 무니시팔(지자체의 라는 뜻)데 페레그리노스 라고 써 있다.
16:45 주인 마담이 식당 전자레인지 폐쇄시간이 16:00 이라고 했다.
진현씨가 마덤에게 부탁해서 17:00 까지 연장시켜줬다.
아이구 다행이다.
이 때부터 음주가무 파티? 의 시간이 1시간 넘게 진행되었다.
내가 주방 주류 판매대 속에 있는 화이트와인을 두 병 샀다.
그랬더니 이강수씨가 맥주를 5병이나 더 샀다.
그리고 나서 술 떨어지니까 진욱 아우님이 주류 판매대 속에 있는 맥주를 모두 꺼내왔다.
이러니 술이 안취하고 베기나?
이강수씨가 노래 한 곡 뽑았다.
음색이 가수 최백호를 많이 닮았다.
주방 안에 키타가 있었는데. 기타도 아주 잘 다룬다.
' 어? 이강수씨가 만능? 음악가인데 ...... ? '
나도 질세라 하고, 낮은 목소리로 노래를 두 곡(나그네설움, 사랑의 세레나데)이나 뽑았다.
권금주는 노래 대신 춤을 췄다.
괴성까지 지르면서 ......
밤이 깊도록? 신나게 마시고 취한채로 대화를 이어갔다.
끝나고 나니 주무시거나 쉬는 분들에게 너무나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미 도리킬 수 없으니 이를 어쩌랴?
기분좋은 시간!
환상적인 시간!
모두에게 미안합니다!
오늘 밤은 우리 까미노 순례객 중에서 누가 얼마나 술을 좋아 하는지, 노래는 누가 잘 하는지, 누가 얼마나 잘 노는지, 저절로 알아버린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