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자체가 원래 암벽이 많아 접지력이 좋은 등산화가 필수지만 특히 숨은벽 능선을 오를 생각이라면 안전장치가 없으므로 등산화에 더욱 신경써야 함.
Goyang-si, Gyeonggi, South Korea
time : Oct 4, 2024 10:43 AM
duration : 4h 21m 23s
distance : 7.3 km
total_ascent : 853 m
highest_point : 848 m
avg_speed : 2.5 km/h
user_id : csh330
user_firstname : 상훈
user_lastname : 최
밤골공원지킴터 - 숨은벽 - 백운대 -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가을이 막 시작되는 시기에 여유롭게 북한산 가보고 싶어서 휴가 냈다. 마침 날도 좋고 시간도 많으니 느긋하게 새로운 코스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숨은벽 코스는 밤골공원지킴터가 들머리가 되는데, 구파발역에서 704번 버스를 타고 효자2동에서 하차 후 버스 진행 방향으로 조금 걷다가 국사당 표지가 나오는 골목길로 들어서면 된다. 초반에는 길도 편하고 경사도 완만해서 기분 좋게 산림욕 하는 느낌이었다. 마당바위라 불리는 백운대처럼 평평하고 넓은 바위 위에 올라서면 의상봉과 숨은벽, 백운대가 한 눈에 보이는데 이게 정말 장관이었다. 단풍이 한창일 시기에는 더욱 멋지다고 하는데 언젠가 반드시 보러 와야겠다. 숨은벽은 오전에 가면 역광이라서 사진이 잘 안나온다고 했는데 정오 쯤에 맞춰가니 크게 방해받지 않았다. 마당바위 중간중간에 있는 소나무 그늘은 시원하기도 했지만 느낌 자체가 멋있었다. 구멍바위(해골바위)는 마당바위 끝부분에 있어서 자칫 지나칠 뻔 했는데 신발 밑창이 멀쩡했다 하더라도 내려가 볼 엄두가 안났다. 마당바위부터 숨은벽 능선을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경사가 급해지는데, 특히 숨은벽 능선은 크게 힘든 구간은 아니었지만 극단적 선택 목적이 아니라면 바위가 젖은 상태거나 악천후 속에서는 절대 오르지 말고 우회로를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바로 옆이 계속 낭떠러진데 높은 곳 무서워하는 나같은 사람은 쳐다도 못 볼 정도로 아찔해서 바닥만 보고 걸었다 ㅠ 신고 온 등산화 밑창도 거의 다 닳아서 좀 불안했는데 오르면서 몇 번 미끄러지다 보니 심박 급상승 ㄷㄷ 숨은벽 중간부터는 로프 타고 숨은벽 정상까지 암벽 등반하거나 백운대 방향으로 걸어서 내려가도록 되어있는데 로프 있어도 안 탈거라 백운대로 ㄱㄱ 경사가 꽤 되는 바위 계단이 백운봉암문 근처까지 계속 이어지는데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에서 오를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백운대에 사람이 많아서 정상석 사진 찍는데 40분 정도 걸렸다. 그래도 날이 좋아서 그런지 느긋하게 경치 보면서 기다릴 수 있었다. 서구권, 동남아권 등 외국인이 특히 많았는데 귀한 시간 내서 북한산을 찾아올 정도면 도심 속에서 이런 산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복 받은 것 같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왜 서울에서 살있을 때는 이게 복인 줄 몰랐을까 ㅠ 날 좋을 때 몇 번 더 찾아와야겠다. 신발도 새 걸로 좀 바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