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nsan-si, Chungcheongnam-do, South Korea
time : Nov 3, 2024 8:00 AM
duration : 6h 5m 44s
distance : 8.7 km
total_ascent : 821 m
highest_point : 900 m
avg_speed : 1.9 km/h
user_id : csh330
user_firstname : 상훈
user_lastname : 최
수락계곡 주차장 - 승전탑 - 선녀폭포 - 독수리봉 - 석천암 - 낙조대 - 마애불 - 마천대 - 군지구름다리 - 수락폭포 - 선녀폭포 - 수락계곡 주차장
단풍 구경하기 좋은 산을 찾아다니는 중인데 최근 피로가 누적되어 너무 멀거나 등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산을 피하다 보니 어쩌다 또 대둔산을 찾게 되었다. 별다른 이유 없이도 문득 생각나서 찾게 되니 내 최애 산은 대둔산인 것 같다. 이번엔 수락계곡을 들머리로 다녀왔는데 한참 단풍 구경하면서 걷다가 승전탑을 보고 뇌에 번개맞은 듯이 퍼뜩 떠올라 생각해보니 등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훨씬 전인 2015년 4월 처음으로 대둔산을 찾아왔을 때의 들머리가 수락계곡이었다. 언제 이렇게 깔끔하게 정비를 했는지는 몰라도 너무 많이 변해서 깨닫지 못한 듯. 당시 옷도 신발도 장비도 엉망이었던데다 지도 어플도 없어서 엄청 고생했던 기억이 나는데 당시에도 대둔산 8경을 모두 찾아보려 했지만 낙조대를 들르지 못했었다. 아마도 길치력이 충만할 때라 등산로를 제대로 찾지 못해 헤매다 그랬을 가능성의 99% 이상일거다. 군지구름다리도 제대로 찾아가지 못하고 석천암에서 비정규 등산로를 가로질러 갔었으니까. 원래 목적은 단풍 구경이었지만 지난 2015년의 향수를 되새기고 업그레이드 된 나를 확인해볼 겸 대둔산 8경을 다시 찾아보기로 했다. 지도에 따르면 2코스와 1코스를 이용할 경우 대둔산 8경을 모두 볼 수 있었고, 나는 낙조대를 먼저 찾아가는 2코스로 올라 마천대를 보고 1코스로 내려오기로 했다. 코스가 달라도 대둔산은 대둔산이라 경사가 상당했다. 거기다 아무래도 2코스는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코스라 그런지 벌써부터 낙엽이 수북하고 정비가 원활하지 않아 정말 수도 없이 미끄러졌다. 더욱 안타깝게도 석천암은 입구부터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고 출입 금지 표식이 붙어 있었다. 2015년에도 아주 작은 단칸방 형태의 암자만 하나 달랑 있고 그마저도 문이 봉쇄된 상태였는데, 이번엔 조만간 증축할 예정인지 뭔가 사람 소리는 들리는데 확인을 못해봤다. 경사는 가팔랐지만 중간중간 감탄을 자아내는 조망이 꽤 자주 나와 코스 선택을 잘 했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로 찾은 낙조대는 역시나 두 말 할 필요없이 멋졌는데 녹색 빛이 거의 사라져서 그런지 조금 쓸쓸한 느낌이 들었다. 낙조대에서 마천대로 가는 길목에서 잠깐 빠져나와 100미터 정도 내려가면 낙조산장이 나오고 이 낙조산장 바로 뒤에 마애불이 있는데 솔직히 불교 신자가 아니라서 그런지 몰라도 왜 이게 8경인지는 모르겠다. 단풍철에 일요일이라 그런지 낙조대부터 마천대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았고 사진 찍을 공간도 마땅치 않아 개척탑과 주변 사진만 대충 찍고 군지구름다리로 향했다. 1코스는 걷는 내내 예쁘다 소리만 나왔는데 확실히 수락계곡 주차장에서 오르는 것이 대둔산 케이블카 주차장에서 오르는 것보다 볼거리가 훨씬 더 많았다. 삼선계단과 구름다리가 아쉽긴 하지만 이쪽에도 규모가 약간 작긴 해도 군지구름다리가 있으니. 특히 군지구름다리 주변은 단풍이 어우러져 그림같이 보였는데 사람 없는 풍경을 찍으려고 한 시간 넘게 기다리면서 충분히 감상했다. 수락계곡 이후 계곡물과 함께 걷는 데크길은 2015년의 너덜길에 비하면 비교할 수도 없을만큼 편했고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고 느꼈다. 확실히 대둔산은 규모에 비해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참 많은 산 같다. 계절마다 코스마다 이렇게 다른 느낌을 주는 산은 흔치 않은 것 같고 올해 단풍은 많이 아쉽지만 매 해 단풍철마다 다시 찾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