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 신선대 늦가을산행

금강산 자락에 올라 설악산을 굽어보다. 금강산과 설악산의 단풍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면. 생뚱맞게 들릴 지 모르지만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북녘의 금강산이 남쪽으로 지맥을 뻗어 마지막으로 올려 세운 봉우리가 강원도 고성의 신선봉(1202m)이다. 금강산이 남한 땅에도 걸쳐 솟은 셈이다. 신선봉은 설악산의 북쪽 끝자락에 위치해 ‘북설악’에 속하기도 한다. 이렇게 금강산과 설악산의 경계에 위치한 덕에 설악산의 마지막 준봉이자 금강산의 첫 봉우리가 되는 곳이 신선봉이다. 이곳에 단풍무리가 도달하면 금강산과 설악산의 가을 서정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신선봉 정상까지 오르기는 녹록지 않다. 신선봉까지 등산로가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데다 매년 산불조심기간에 입산이 금지되기 때문에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러나 신선봉 허리쯤인 신선대(645m)까지는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다. 신선대는 신선이 노닐었다고 전하는 큰 바위다. 성인대로도 불린다. 인제에서 고성 방향으로 미시령터널을 통과할 때 왼쪽으로 보이는 암봉이 신선대 부근이다. 오른쪽으로는 그 유명한 설악산 ‘울산바위’가 우뚝하다. 이 때문에 신선대는 울산바위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로 통한다. 어쨌든 설악산과 인접하니 진정한 ‘금강과 설악의 경계’다. 신선대에 올라 울산바위를 조망하면 금강산과 설악산의 가을을 동시에 즐기는 셈이다. 신선봉 절반 높이지만 신선대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장쾌하기 그지 없다. 특히 신선대에서 ‘낙타바위’까지 이어진 등산로의 풍광이 압권이다. 이 길로 접어들자마다 느닷없이 나타나는 울산바위의 웅장함에 눈이 번쩍 뜨인다. 몸을 돌리면 푸른 동해가 아스라이 펼쳐진다. 미시령을 포함해 설악의 능선들이 만드는 기하학적 실루엣을 감상하는 것도 가슴 벅찬 일. 구절양장이 이어지듯 미시령 옛 도로가 새삼 새롭고 고성, 속초 등 바람 타고 전해지는 아득한 해안 도시의 평온함도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신선대까지는 호젓한 숲길을 산책하듯 오를 수 있다. 금강산화암사에서 신선대로 향하는 등산로는 ‘금강산화암사 숲길’로 조성됐다. 코스는 두 개다. 첫 번째는 코스는 금강산화암사 들머리 휴게소에서 ‘수바위’ ‘시루떡바위’를 지나 신선대에 이르는 약 1.2km 구간이다. 두 번째는 사찰 경내로 드는 다리 옆으로 화암계곡을 지나 신선대에 닿는 약 2km 구간이다. 신선대에서 울산바위를 제대로 볼 수 있는 낙타바위까지는 5~10분 거리다. 두 코스는 신선대에서 만난다. 사람들은 대부분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의 코스를 달리한다. 이렇게 금강산화암사 휴게소-수바위-시루떡바위-신선대-화암계곡-금강산 화암사-휴게소로 회귀하는데 총 2시간이면 족하다. 걸린다. 설악산 등산 코스 중 신선대 코스가 가장 쉽다. 여정의 재미를 더할 볼거리를 짚어보면, 출발점이 되는 금강산화암사는 이름 앞에 꼭 ‘금강산’을 붙인다. 금강산 마지막 산줄기에 있음을 알리기 위함이다. 신라시대 창건한 것으로 전하는데 한국전쟁과 화재 등으로 대부분의 전각이 소실된 후 다시 지어져 고상함은 덜하다. 그러나 앞마당에서 바라보는 수바위가 멋지다. 마당 옆 찻집에서 문설주를 액자 삼아 바라보는 수바위의 자태는 압권이다. 수바위는 스님들의 수련도장이었다. 민가와 떨어져 있어 시주를 받기 힘든 금강산화암사 스님에게 쌀을 내줬다는 전설이 있다. 볏가리 모양 같아 처음에는 화암(禾岩)이라고 불렸단다. 사찰 이름도 여기서 비롯됐다. 대웅전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미륵대불이 나온다. 이곳에서도 수바위와 동해를 조망할 수 있다.

Hiking/Backpacking

제1주차장에서 약500m 진행하면 제2주차장에서 트레킹 가능.
Goseong-gun, Gangwon State, South Korea
tycoon60 photo
time : Nov 24, 2024 9:23 AM
duration : 2h 9m 18s
distance : 4.8 km
total_ascent : 402 m
highest_point : 671 m
avg_speed : 2.7 km/h
user_id : tycoon60
user_firstname : jongsoo
user_lastname : lee
금강산 자락에 올라 설악산을 굽어보다. 금강산과 설악산의 단풍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면. 생뚱맞게 들릴 지 모르지만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북녘의 금강산이 남쪽으로 지맥을 뻗어 마지막으로 올려 세운 봉우리가 강원도 고성의 신선봉(1202m)이다. 금강산이 남한 땅에도 걸쳐 솟은 셈이다. 신선봉은 설악산의 북쪽 끝자락에 위치해 ‘북설악’에 속하기도 한다. 이렇게 금강산과 설악산의 경계에 위치한 덕에 설악산의 마지막 준봉이자 금강산의 첫 봉우리가 되는 곳이 신선봉이다. 이곳에 단풍무리가 도달하면 금강산과 설악산의 가을 서정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신선봉 정상까지 오르기는 녹록지 않다. 신선봉까지 등산로가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데다 매년 산불조심기간에 입산이 금지되기 때문에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러나 신선봉 허리쯤인 신선대(645m)까지는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다. 신선대는 신선이 노닐었다고 전하는 큰 바위다. 성인대로도 불린다. 인제에서 고성 방향으로 미시령터널을 통과할 때 왼쪽으로 보이는 암봉이 신선대 부근이다. 오른쪽으로는 그 유명한 설악산 ‘울산바위’가 우뚝하다. 이 때문에 신선대는 울산바위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로 통한다. 어쨌든 설악산과 인접하니 진정한 ‘금강과 설악의 경계’다. 신선대에 올라 울산바위를 조망하면 금강산과 설악산의 가을을 동시에 즐기는 셈이다. 신선봉 절반 높이지만 신선대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장쾌하기 그지 없다. 특히 신선대에서 ‘낙타바위’까지 이어진 등산로의 풍광이 압권이다. 이 길로 접어들자마다 느닷없이 나타나는 울산바위의 웅장함에 눈이 번쩍 뜨인다. 몸을 돌리면 푸른 동해가 아스라이 펼쳐진다. 미시령을 포함해 설악의 능선들이 만드는 기하학적 실루엣을 감상하는 것도 가슴 벅찬 일. 구절양장이 이어지듯 미시령 옛 도로가 새삼 새롭고 고성, 속초 등 바람 타고 전해지는 아득한 해안 도시의 평온함도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신선대까지는 호젓한 숲길을 산책하듯 오를 수 있다. 금강산화암사에서 신선대로 향하는 등산로는 ‘금강산화암사 숲길’로 조성됐다. 코스는 두 개다. 첫 번째는 코스는 금강산화암사 들머리 휴게소에서 ‘수바위’ ‘시루떡바위’를 지나 신선대에 이르는 약 1.2km 구간이다. 두 번째는 사찰 경내로 드는 다리 옆으로 화암계곡을 지나 신선대에 닿는 약 2km 구간이다. 신선대에서 울산바위를 제대로 볼 수 있는 낙타바위까지는 5~10분 거리다. 두 코스는 신선대에서 만난다. 사람들은 대부분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의 코스를 달리한다. 이렇게 금강산화암사 휴게소-수바위-시루떡바위-신선대-화암계곡-금강산 화암사-휴게소로 회귀하는데 총 2시간이면 족하다. 걸린다. 설악산 등산 코스 중 신선대 코스가 가장 쉽다. 여정의 재미를 더할 볼거리를 짚어보면, 출발점이 되는 금강산화암사는 이름 앞에 꼭 ‘금강산’을 붙인다. 금강산 마지막 산줄기에 있음을 알리기 위함이다. 신라시대 창건한 것으로 전하는데 한국전쟁과 화재 등으로 대부분의 전각이 소실된 후 다시 지어져 고상함은 덜하다. 그러나 앞마당에서 바라보는 수바위가 멋지다. 마당 옆 찻집에서 문설주를 액자 삼아 바라보는 수바위의 자태는 압권이다. 수바위는 스님들의 수련도장이었다. 민가와 떨어져 있어 시주를 받기 힘든 금강산화암사 스님에게 쌀을 내줬다는 전설이 있다. 볏가리 모양 같아 처음에는 화암(禾岩)이라고 불렸단다. 사찰 이름도 여기서 비롯됐다. 대웅전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미륵대불이 나온다. 이곳에서도 수바위와 동해를 조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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