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South Korea
time : Nov 15, 2024 9:37 PM
duration : 0h 32m 44s
distance : 5.3 km
total_ascent : 19 m
highest_point : 19 m
avg_speed : 9.9 km/h
user_id : darnbit
user_firstname : J
user_lastname : A
- Garmin 코치가 오늘 훈련 일정도 만들어 놓았지만, 그냥 건너 뛰려고 했다.
- 왜냐하면, 일요일 10km 달리기 대회가 있기 때문.
- 근데, 어젯밤부터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이었다.
- 훈련도 길지 않고, 너무 춥지도 않아 한여름 입는 싱글렛을 입고 나갔다.
- 근데... 얼마나 시원하고 상쾌하던지... 뜻밖에 너무 좋았다.
- 어느 유튜버의 지나가는 말을 듣고 익히 알던 OST를 달릴 때 들어봤다.
- 영화 "위대한 쇼맨 OST"
- 이 영화와 앨범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달릴 때도 전체 곡들이 이렇게 좋을 줄은 미처 몰랐다.
- 보통은 팟캐스트를 들으며 달리고, 음악은 도리어 방해가 되는 경험이 많았는데 이 앨범은 전체가 좋았다.
- 특히나 달린 후에도 여러 번 들은 곡과 영상: This Is Me https://youtu.be/h2TLNdaQkL4
- 출발점까지 가는 워밍업 달리기도 좋았지만
- 출발 직후에 문득 나무에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불면서 떨어지는 낙엽들이 달리는 내 몸을 감싸며 춤을 추는데...
- 이 우연한 사건은, 대자연이 마침내 나를 '진정한 runner'로 인정하는 대관식(?)으로 내게 느껴졌다.
- runner's high 라는 게 딴 게 아니다. 이런 뜻밖의 우연한 사건에 쭈뼛한 쾌감으로 느끼는 거다.
- 오늘 훈련은 일정 시간 최대 200 케이던스로 10회 달리는 것이었다.
- 처음엔 그냥 높은 케이던스로 달리며 그 요구를 채웠다.
- 하지만 6회차부터는 높은 케이던스에 보폭을 더 늘려봤다.
- 결과적으로는 같은 케이던스라도 속력은 더 빨라지게 되는 것.
- 예전에는 엄두도 못 냈던 시도를 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엔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 하지만, 이젠 주어진 조건에서도 다른 시도들을 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 예전엔 달리기의 방법이 이렇게 다양할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 그렇게 그 앨범이 끝날 즈음 운동도 아주 기분 좋게 마쳤다.
- 공교롭게도, 달 마저 가득 담은 빛가루를 내 온 몸에 뿌려주고 있었다. 음력 10월 보름.